변두리의 어느 허름한 여관방 안에 두 젊은 남자가 장기투숙하고 있다.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20대 중반의 청년 K로 그는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항상 무언가를 찍고 있다. 또 다른 한 사람은 30대 중반의 권씨로 빈둥빈둥 거리며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, 실제로는 K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중이다. 이들은 외부출입을 삼가한 채 하루종일 방안에 쳐 박혀 지내고 있다. 그러다 시간을 죽이기 위해 소설책 (도스또예프스키의 '죄와 벌')으로 두 남자는 연극놀이를 시작하고 이것을 비디오로 찍는다. 그러나 이 연극놀이로 인해 억제되어 겨우 유지되고 있던 두 사람의 정서적 균형이 무너지고 만다. K는 마치 자신의 현실인양 소설 속 주인공인 도끼 살인범의 불행한 처지에 몰입되더니 결국 감정을 폭발시켜 버린다. 실제로 그는 정체가 드러난 프락치로 현재 비밀 누설을 막으려는 기관원 권씨의 감시 속에 숨어 지내면서 최후 통첩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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